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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라이젠, 이젠 일어날 때가 된 것인가


과연 AMD Ryzen 의 진정한 부활이 이뤄질까



요 며칠간 전세계적으로 라이젠 때문에 떠들썩하죠. 물론 우리나라 또한 온갖 커뮤니티에서 라이젠에 대한 기대가 대단합니다. 지금까지 근 10년 동안 안쓰러운 결과만을 보여줬던 AMD 였기 때문이죠. AMD 를 사용하다가 인텔로 바꾼지 10년 정도가 지났기 때문에 정확히 몇년동안 힘들었었는지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 본인은 약 10년 전 울프데일이 한창 현역일 시절에 모든 보유하고 있던 컴퓨터를 인텔로 바꿨었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오래된 얘기들이라 조금 틀린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윗 얘기는 10년전 이야기고, 그보다 더 오래전인 약 15년 전 얘기를 정말 오래간만에 꺼내보자면, 아마 그 때는 AMD 의 써러브레드 1800+, 인텔의 펜티엄4 윌라멧 등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더 올라가자면 AMD의 듀론, 썬더버드, 그리고 인텔의 투알라틴 등으로 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게 정확한 지는 오랜 세월로 인해 조금 헷갈립니다. 물론 약20년 전까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인텔의 MMX 166 프로세서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그 다음으로 사용했던 CPU는 펜티엄 3 667 Mhz 모델이었죠. 이 모델의 코드네임이 아마 코퍼마인인가 그럴 겁니다.


AMD의 썬더보드와 듀론이 있을 시절에 컴퓨터매니아들 사이에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잘만테크' 의 쿨러 또한 유행했었습니다. 부채모양으로 펼쳐져 있던 CPU쿨러와, 지금의 플라워형 CPU쿨러, 그리고 히트파이프를 도입한 후 개발했었던 그래픽카드 쿨러인 HP80 인가 하는 제품들이 있었습니다.


이 시기를 거쳐 한창 써러브레드 1800+ 의 오버클럭이 유행했었고, 바톤 2500+ 모델이 특히나 오버클럭으로 유명했었죠. 파*즈 하드웨어 라는 하드웨어커뮤니티에선 그당시 오버클럭대회도 열었었습니다. 지금이야 모바일 CPU아 뚜따를 제외하면 CPU가 모두 히트스프레더로 덮혀있기 때문에 코어가 깨진다거나 하는 위험은 없었으나, 써러브레드와 바톤의 경우는 코어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했죠. 물론 코어는 반도체이기 때문에 단단하겠지만, 금속재질의 쿨러보다는 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쿨러를 장착하다가 코어에 손상을 가한 경우가 상당했었습니다. 이 당시 흔히 하는 말로 '대가리 깨졌다.' 라고 하곤 했습니다. 물론 저도 CPU 대가리를 두번이나 깨먹었었습니다. 그때 바톤 2500+의 가격이 약 10만원 내외, 써러브레드으 1800+의 가격이 약 7만원 내외 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런거 한번 깨먹으면 아주 피눈물이 흘렀죠. 13년 전에 깨먹은 써러브레드와 바톤을 지금도 소장하고 있습니다. 아마 바톤 2800+ 써러브레드 2600+ 있을 겁니다. 써러브레드 2600+ 의 경우는 그 당시 일반인이 구할 수 있는 CPU성능 중 최상위에 가깝게 위치했던 모델로, 구입 당시 가격이 40만원이 넘었었습니다.



이렇게 바톤 2500+ 와 써러브레드 1800+ 의 오버클럭이 유행했을 시절, 경쟁상대인 인텔의 주력모델은 아마 펜티엄 4 시리즈 중에서도 2.4B 와 2.4C 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2.4 는 클럭으로 GHz 를 의미하고, 뒤에 B와 C 는 FSB 를 의미합니다. 각각 533 MHz, 800 MHz 인가 그랬을 겁니다. C 모델의 경우는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하이퍼스레딩을 지니고 있었죠. 1코어 2스레드 입니다. 바톤 2500+ 가 약 10만원 내외였고, 펜티엄4 2.4C 는 20만원 정도로 기억합니다.


그런 시절을 거쳐, 군대를 갔다오니 인텔은 775 플랫폼으로 바뀌었고, AMD 도 플랫폼이 바뀌었었는데 여기부터 아마 939소켓의 시작인가 그럴 겁니다. 여기까지도 아직 약 11~12년 전이라 가물가물합니다. 저는 이 시기에 AMD 오를레앙(올리언즈)를 거쳐 쿠마, 레고르까지 사용하게 됩니다. 이 때가 인텔의 앨런데일 시리즈와 경쟁하던 때이죠. 이 시기에는 인텔의 E2160 이란 펜티엄 모델이 등장하게 되는데, 특유의 매우 강력한 오버클럭 능력으로 상위모델들을 모두 때려잡는(?) 모습을 보여줬었습니다. 아마 이 시기부터 AMD가 점점 힘을 잃기 시작하던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번더 말씀드리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틀린 내용이 분명 조금씩 있을 겁니다. 이 시기에 본인은 보유하고 있던 컴퓨터 본체들을 모두 인텔의 울프데일 시리즈로 바꿨습니다. 아마 AMD 보단 인텔이 더 낫다고 판단해서 그랬겠지요. 아직까지 약 8년 전의 내용 입니다.


그렇게 울프데일 E6300 을 시작으로, 요크필드를 거쳐 린필드, 샌디브릿지(i5 2500), 아이비브릿지(i5 3570), 하스웰(i5 4690)까지 쭉 인텔만 사용하고 해왔습니다. AMD 라이젠 소식에 오늘은 컴퓨터 책상에 가만히 앉아 옛 기억을 떠올려보니 AMD 잊고 산지 어느덧 10년 가까이 지나갔네요. 바톤 2500+ 시절엔 오버클럭 한번 해보겠다고 주말마다 용산에 뛰어가서 잘만쿨러도 사고 쿨링팬도 여러개나 구입하며 본체를 뜯고 지지고 볶고 맛보고 했었고, 친구 컴퓨터들도 모두 AMD 로 맞춰줬을 만큼 열정이 있었죠.


그렇게 약 10년정도의 침체기 동안, 암레발 등의 별명으로 조롱을 받으면서도 꾸준히 제품을 개발해왔던 AMD 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본인 또한 그동안 AMD의 신제품 소식이 들릴 때마다 '뭐 또 똑같겠지' 라는 심정을 가졌었습니다. 데네브와 투반이후로는 뭐 불도저니 뭐니 해도 모델명도 모르고 메인보드 플랫폼도 모릅니다. 아예 신경을 끄고 살았으니까요. 그래도 컴퓨터를 취미로 하는 사람인데 좀 못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약 일주일 전 인텔의 i7 CPU 를 구입했었습니다. 그러나 구입을 하자마자 라이젠 소식으로 인해 기존 인텔 CPU가 중고장터에 대거 올라오게 되었고, 이는 곧 중고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덕분에 제가 산 i7 CPU는 제가 구입을 하자마자 3만원 이상 가격이 떨어지게 됐죠. 물론 이 현상이 일시적일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며칠만 기다렸으면 3만원 싸게 구입할 수 있었던 본인의 입장에서는 씁쓸한 마음이 없진 않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라이젠(Ryzen)이 정말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면, 그깟 3만원 정도는 저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에게 제가 동정의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10년 동안이나 관심이 없었다는 점은 조금 미안하기도 하기 때문이죠.


옛 생각에 주절주절 쓰다보니 좀 길어졌습니다. 이제 라이젠 발매가 정말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역대급의 관심을 받고 있는 AMD 라이젠이 정말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서 많은 이들에게 또다른 실망을 주지 않았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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