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들어가 살기, 산에서 살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

■ 일상|2020. 2. 19. 00:18

산속에 들어가 살기


그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속세에서의 삶에 찌들어 여생은 내 마음대로 쉬면서 살고 싶다거나, 아니면 원래부터 이런 삶이 나에게 맞다거나 정도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나는 자연인이다 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그 분들 또한 이유가 다양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중장년 혹은 노년기에 들어서면 많은 사람들이 한번씩 생각해보는, 산속 촌집, 바닷가 근처 폐가 등에 들어가 살기, 과연 어떨까요.



경험자들의 의견을 빌리면, 가장 먼저 사람들의 인식이 좋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것 만큼 낭만적이거나 아름답지 않다는 점 또한 있습니다. 어쨌든 내가 해본적 없던 것이고, 삶, 생존에 맞닥뜨리게 되면 처참할 정도까지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 누구도 없는 깊은 산속에 들어가서 천막이나 가건물, 흙과 돌로 지은 집에서 산다면 상관없겠지만, 시골집, 촌집 등이 몇집이라도 있는 작은 마을일 경우 사람들의 입방에 오르내리기 쉽습니다. 사람이 있는 곳은 어쩔 수 없는 것이죠.



주변 시골사람들의 인식, 그까짓거 신경도 안쓸 수 있다면, 다음은 생존 문제 입니다. 생계는 그 누가 무료, 무상으로 지원해 준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물론 여러 지원정책을 살펴보면 몇십만원 정도의 기초수급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산속에 살기 또한 의식주가 해결되야 하는데, 준비 없이 그냥 산에 갔다고 했을 때, 과연 무엇을 먹고 지내시겠습니까. 밭을 일군다고 해도 작물이 자라는 시간이 필요하고, 열매를 먹는다고 해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리고 식용인지 아닌지 구분할 능력도 필요하죠.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집을 해결해야 하는데, 산이니 아무 곳에다가 벽돌이나 돌멩이, 나무로 지은 집을 짓고 살겠다 라는 생각으로 무턱대로 지었다가는, 빠르면 며칠 혹은 몇달 안에 누군가의 신고로 다시 철거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수십년 전 옛날에야 지금과는 다른 분위기 였기 때문에 그런 집들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땅주인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고, 누군가 공공기관에 신고라도 하면 벌금까지 낼 수도 있습니다. 산에서 지낸다고 해도 농막이라도 지으려면 땅(임야, 맹지)이 필요합니다.



땅 문제를 쉽게 생각하고 멋대로 진행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제로 다시 철거하고 쫓겨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인은 억울하긴 하겠지만, 남의 부동산, 자산이라고 생각하면 억울할 것도 없습니다. 1천만원 근처 혹은 미만의 3 ~ 6평짜리 농막이라도 놓고 지낼 생각이라면 땅 문제는 꼭 제대로 해결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전기 및 인터넷 등 현재시대에서 필수적인 요소들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 인터넷이야 요즘은 LTE가 넓게, 촘촘하게 서비스되고 있어서 산속이라도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는데, 전기의 경우는 한번 생각을 해야 합니다. 태양광을 설치한다고 하더라도 몇백만원의 설치비용을 감당해야 합니다. 산속 오지에서 전기없이 살 용기와 각오가 되어있다면 이 부분은 상관이 없긴 합니다. 하지만 뉴스를 통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이라도 들으려면 전기와 인터넷은 꼭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산에서 사는 사람들이라고 무조건 농사를 통해 삶을 꾸려가는 건 아닙니다. 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입니다. 실제로 주기적으로 인력소 등을 나가서 노가다를 하는 분들도 있고, 능력이 있는 디지털 노마드의 경우는 그림실력, 작곡 및 글쓰는 능력으로 소액이라도 벌곤 합니다.



글을 마치기 전에 집 이야기를 한번 더 하자면, 깊은 산골짜리가 아닌, 소수의 주민이 거주하는 마을 근처에 버려진 집을 구할 수 있다면 꽤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집들은 저렴할 경우 몇백만원에 땅과 집을 살 수 있고, 내부와 외부 인테리어 또한 본인이 어느정도 직접한다면 정말 싼 가격에 촌집, 시골집을 구하는 것이 됩니다. 누군가 살던 집이니 전기와 인터넷, 그리고 운이 좋으면 상수도까지 모두 들어와 있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속세를 떠난다고 해도, 기본적인 인프라는 필요하죠.



산이나 오지로 들어갈 때, 남편 혹은 아내에게 같이가자고 하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물론 두 사람이 비슷한 성향을 지니고 있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혹시나 둘 중 하나가 시골, 오지를 싫어한다면 굳이 억지로 같이 갈 필요는 없습니다. 한명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고생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리고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병원에 접근하기 쉬운 곳에서 살아야 하는데, 적어도 대중교통 등이 접근할 수 있고, 자기 차량을 이용 시 10분 정도안에 접근이 가능한 도심이 있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점들을 잘 기억하시고, 나는 자연인이다 라는 프로그램을 보고나서 무턱대고 불법 등을 저지르는 일은 없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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