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에나 있는 엉터리 전문가들

▶ 컴퓨터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커스텀 수냉(커수), 오버클럭, CPU 전압, 풍절음, 압력, 발열, 쿨러, 라이젠, 커피레이크, 쓰레드 리퍼 등의 단어들을 현란하게 구사하는 사람들을 보면 '와, 컴퓨터 전문가인가 보다' 하는 생각을 가질 겁니다. 뚝딱뚝딱 복잡해 보이는 부품들을 붙이고 조이고, 뭔가를 바르고 하는 모습을 보면 더 그렇겠죠. 그러나, 주변의 사람들 혹은 인터넷 상에서 PC 견적 등을 뽑아주는 사람들을 조금만 깊게 살펴보면 전문적인 것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지, '부품 이름 몇개를 외웠고 조립만 할줄 아는 수준' 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 윗 게시글을 보면, 뭔가 주절주절 열심히 적어놓을 걸 볼 수 있습니다. 숫자도 넣어가면서 말이죠. 그런데, 500W 파워서플라이를 언급하면서 '시간 당 전압(?)'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단위는 W(와트)인데 전압이라니, 그리고 시간당 전압이라는 표현이 있긴 한걸까요. 중학교 과정에서 배우는 전압과 전류, 전력의 의미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남에게 가르치려 하는 모습, 신뢰가 가시나요.

▲ 윗 게시글의 작성자 또한 무언가 길게 적어놨습니다. 그런데, 메인보드에서 45W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고, 램이 무려 26W, 그리고 SSD가 5W 이상을 소비한다고 적어놨습니다. 한가지 의문을 가져볼까요. CPU에서 65W를 소모할 경우, 초코파이 쿨러 등의 냉각장치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메인보드가 60W를 소모한다고 하면 그와 비슷한 쿨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램이 1개당 26W를 소비한다는데 4개를 장착하면 무려 100W나 소모할까요. 물리적인 감각도 없는 상황에서, 본인이 남에게 가르칠 수준이 된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 이전 사진의 게시글과 같은 사람이 계속 적은 내용입니다. 실제 파워량을 알려주신다고 하더니, 정격출력에 80%를 곱하는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500W에 80+ 인증을 받아야 겨우 400W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적어놨습니다. 파워서플라이는 사양을 보면 '정격 출력'이라고 적혀있고, 이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왜 출력이 효율을 또 곱하는 걸까요. 효율의 정의조차 모르면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 다른 사이트의 댓글 내용입니다. 500W가 700W 효율까지는 커버가 힘들다는데, 단어를 잘못 사용하고 있습니다. 효율을 커버하는게 아니라 출력을 커버하는 것이겠죠. 그리고 고효율 고용량이 현명한 것이 아니라 고효율에 적정 용량을 선택하는 것이 최적입니다. 파워서플라이 정격출력이 쓸데없이 높아지면 효율이 오히려 하락합니다.

▲ 윗 내용은 몇년 전 모든 커뮤니티에서 언급되었던 유명한 루X웹 수냉대첩 입니다. 비싼 커스텀 수냉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해서 본인이 컴퓨터 혹은 전자냉각의 전문가인척 행동하다가 약 3천개의 댓글로 공격을 받은 사건입니다. 열역학의 기본 법칙조차 모르고, 열량과 온도의 개념조차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비싼 쿨러 몇개 사용해 봤다가 전문가인 척 행세하고 있습니다.

▲ 윗 스크린샷 또한 루X웹 수냉대첩 중 게시자의 댓글 입니다. 이건 마치, 에어컨을(혹은 냉장고)틀면 지구가 시원해진다는 수준의 내용입니다. 이렇게 기본적인 과학(혹은 공학)의 지식도 없이 컴퓨터 부품을 몇개 구입해 봤다고 자신이 전문적인 지식을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고,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런 엉터리 내용들을 곧이 곧대로 믿어버리는 일이 상당하죠.

▶ 비싼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고해서 내연기관 혹은 공기역학, 유체역학, 열역학, 구조역학 등의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고, 비싼 카메라와 장비를 사용한다고 해서 색채학, 컴퓨터 그래픽 등의 전문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애플의 맥북 혹은 아이맥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스스로가 영상편집과 음악편집, 프로그래밍, 그리고 컴퓨터 하드웨어 등의 전문가가 된 것처럼 행세하는 경우가 많죠. 컴퓨터와 관련해서는 한사람만의 얘기만 듣지 마시고, 조금 더 전문적이고 비판적인 의견을 내주는 커뮤니티 등을 잘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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